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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야마를 위한 변명 | 멋쟁이 2006.10.16 15:22

글쓴이 : 11개월후 이서진

Lastupdate : 1970-01-01 09:00, Regist : 2006-10-16, Hit : 648

추성훈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지금은 아키야마 요시히로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추성훈. 지난 9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대회에서 추성훈이란 이름으로 많은 국내팬들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단지 유도가 하고 싶었던 추성훈 혹은 아키야마. 그는 누구일까 다음은 지난해 KBS TV에서 방영했던 ‘추성훈 혹은 아키야마 이야기’ 요약본이다.

추성훈은 외로운 사람이다.

재일교포 4세로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어릴 때부터 발군의 유도실력을 자랑했다. 세계를 상대로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었으나 국적이 문제가 됐다.

당시 추성훈의 국적은 한국. 일본측은 국가대표로 뽑아주겠다며 귀화를 요청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싶었기에 과감하게 한국행을 택했다. 일본에서 ‘유도 바보 (유도 밖에 모르는 선수)’로 소개되는 추성훈은 한국에서라면 차별없이 순수하게 실력으로만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한국에 온 추성훈은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아니었다. 이유는 단 하나. 추성훈은 용인대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 유도계는 협회장부터 집행부. 심지어 A급 심판진 20명까지 모두 용인대 출신이었다. 일본에서 국적 때문에 차별받던 추성훈에게 한국은 학연으로 상처를 준 것이다.

추성훈은 체급당 3명을 출전시켰던 코리아 오픈대회 준결승에서 조인철을 한판으로 꺽으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당시 심판은 외국인이었다. 국가대표 2진으로 뽑혀 출전한 몽골 울란바토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전 경기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전혀 달라지지 않는 국내선발전은 추성훈에게 귀화를 결심하게 만든다.

한국을 떠난지 불과 두달만에 일본 국가대표로 뽑힌 그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한국의 안동진과 결승전을 치른다. 결승전이 열린 장소는 구덕체육관.

불과 1년 전 까지만 해도 부산시청 동료들과 땀을 흘리며 연습했던 장소에서 일본인 아키야마 요시히로로 한국 선수와 싸우게 된 것이다. 관중들에게 그는 적으로 만난 일본인이었다. 한국 관중들은 원색적인 야유와 비난을 그에게 쏟아냈다.

결국 그 경기에서 추성훈은 안동진을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신문사가 정한 이 경기 기사의 제목은 ‘조국을 메쳤다’였다. 추성훈이 한국을 내친 게 아니고 한국이 추성훈을 내친 것 아닌가. 추성훈이 용인대만 나왔어도 아키야마 요시히로라고 이름을 바꾸고 일장기를 가슴에 달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9일 경기 내내 해설자가 ‘추성훈…추성훈…’이라 외치는 것이 민망하게 느껴졌다. 한국은 추성훈을 위해 아무것도 해준 것 없이 귀화까지 하게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추성훈’을 외치면서 응원하는 모습이란. 이 글이 ‘인간 추성훈’을 제대로 알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lezhin *이 글은 블로그 플러스(blogplus.joins.com)에 올라온 블로그 글을 제작자 동의 하에 기사화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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